2012-09-01

Cowon X9 간단한 사용기

Cowon X9을 얼마간 사용해보면서 든 생각을 말하자면, 디자인만 바뀐 Cowon S9의 초창기 모습때와 별 다를바 없다고 생각된다는 것이다. 펌웨어도 아직 한번도 나오지 않은 터라 앞으로 어떤식으로 바뀌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용하면서 내내 느낀 바는 아직은 부족하다라는 것.

아이팟터치, 스마트 플레이어 등, X9과 같은 임베디드 리눅스와 플래시 UI로만 구성된 기기에 비하면 훨씬 더 뛰어난 기기들이 많은 요즘, 이런 제품이 인기를 끌려면 플레이어로서의 기능에 매우 충실해야 하는데, 솔직히 X9은 음악감상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별 메리트가 없었다.

Cowon X9 음악 플레이어의 세로화면 UI. 스마트폰에서의 다른 음악 어플리케이션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딱히 특출난 것은 없다.
Cowon X9 음악 플레이어 가로 UI. 일종의 커버플로우 형태이며, 살짝 버벅이는 감이 있지만 의외로 부드럽게 움직인다.
커버플로우 부분에서 앨범을 클릭하면 뜨는 앨범 내 트랙 선택창. 화면이 전환될 때의 애니메이션이 매우 빠르고 부드럽다.

음악 플레이어 UI의 경우, 세로 화면은 그다지 확 끌리는 디자인은 아니었다. 다른 안드로이드 음악 앱, 혹은 iOS의 기본 음악 앱과 별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상단바에 제목과 아티스트, 앨범명이 들어가고, 왼쪽에 트랙 목록, 오른쪽은 메인화면으로 가는 버튼이 있었으며, 가운데에는 큼지막한 앨범아트와 하단에는 컨트롤러와 탐색바. 매우 정석적인 디자인이었다.

상단바를 누르면 EQ 설정 등이 가능한데, BBE 음장 시스템 기반의 JetAudio 5.0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음감하기에는 매우 좋을것이다. 나의 경우는 Etymotic Research MC5를 사용했던 이후로 쭉 EQ나 사운드 이펙트를 전혀 먹이지 않은 노멀음만을 즐기고 있기 때문에, BBE 혹은 JetAudio 5.0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도록 하겠다. 본 기기에 사용한 리시버는 Sony XBA-3로써 X9에 물렸을 때 음원 해상력 등은 타 기기와 별 다를바 없었지만, 살짝 저음이 둥둥 울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가로화면 UI의 커버플로우는 LG 스마트폰들 중에서 진저브레드 시기의 음악앱 가로화면과 상당히 닮아있었다. 뭐 물론 이 디자인의 커버플로우는 예전의 코원 기기들에서도 많이 보이긴 했었지만. 살짝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었는데 앨범아트가 정확하게 격자를 이루고 있어야 할텐데, 1px 정도씩 어긋나있는 부분이 있곤 했다. 이미지를 다운스케일 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에러일거라고는 생각하지만 거슬리기는 마찬가지였다.

Cowon X9으로 감상해본 Carnival Phantasm. 영상 사이즈는 480 × 272이며, H264 BP, 비트레이트는 약 1,000kbps로 인코딩했다.

동영상의 경우는 해상도 자체가 매우 작은데다, 액정 패널도 그닥 좋아 보이진 않아서 애초부터 포기를 했지만, 인코딩만 잘 해준다면 적당히 보긴 좋았다. 그런데 인코딩을 했음에도 몇가지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첫째로 이어보기가 제대로 작동이 안된다. 기기를 껐다 키면 마지막 재생위치가 초기화 되어있기가 일쑤였다. 제대로 설정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또한 탐색바를 막 움직이다 보면 어느순간 기기가 버튼 조작이 먹통이 되면서, 영상과 소리가 모두 버벅거리며 나오게 된다. 이 경우 볼륨키 -와 +를 동시에 5초간 눌러 기기를 초기화 시키지 않는 이상 방법이 없다. 이게 한두번이면 그냥 마이너 버그인가보다 하고 넘겼을텐데, 한시간동안 동영상을 재생하면서 5번 이상 겪은 문제라 상당히 심각하다. 어쩔때는 재부팅 하자마자 동영상을 켰더니 바로 기기가 먹통이 된적도 있었다.

그리고 설계상의 단점도 발견했는데, 위 사진에서처럼 저렇게 세워두고 보면, 아래쪽에 이전/다음트랙 버튼과 재생버튼이 위치하게 된다. 버튼이 바닥에 눌리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반대로 돌려놓고 보자니 검은색 베젤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 (색상때문에 무게균형이 위쪽으로 쏠린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때문에 불안정하게 느껴진다.) 여러모로 문제인 베젤이다.

Cowon X9 메인화면 가로 UI

기능이야 이것저것 많았다. 텍스트 뷰어나 사진뷰어를 포함해 메모장, 스탑워치 등, 일단 PMP라고 했을때 갖추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것들은 모두 갖추고 있었다. 전자사전의 성능도 꽤 괜찮았고. 그러나 이것들은 사실상 S9때와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럴거면 차라리 J3의 후속작 형태로써 크기를 줄여서 냈다면 낫지 않았을까 싶다. UCI는 따로 적용해보지 않았으나 칩셋과 기기 기본 설계가 동일한 이상 S9때 썼던 것과 별 다를바가 없을것이다.

총 정리해서 말해보자면, 기존의 Cowon X시리즈 처럼 완전 고용량도 아니고, 크기는 크지만 해상도가 PMP급도 아닌, 뭔가 포지션이 어정쩡한 기기라는 것이다. 32기가 바이트 + 추가 메모리 칩의 구성이라면 다른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디바이스들도 다 취하고 있는 정책이며, 애플의 경우는 좀 다르긴 하지만 64기가바이트의 대용량 아이팟이 있다. 거기에 기기 해상도는 7~8년 전의 PMP와 별 다를바가 없고.

동영상이 완벽하게 무인코딩이 되는게 아니니 PMP로 제대로 활용하기도 어렵겠고, 음악 플레이어로 쓰자니 크기가 PMP급이라 휴대가 불편하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럴거면 차라리 크기를 줄이는게 나았다. 여러모로 아쉬운 기기다.

댓글 1

님께 답글 취소
댓글 등록 요청
스팸 댓글을 줄이기 위해 Akismet을 사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