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03

GTX 650Ti Boost 사용 후기

하루아침에 그래픽카드에 문제가 생겼다. 전에 사용하던 GTX 460 (팩토리 오버클럭, GDDR5 768MB)이 갑자기 화면이 나오지 않게 된 것이었다. 3년정도 꽤 힘겹게 사용한 모델이라 사실 예전부터 죽을 것 같은 기미는 보였다. 게임 하다가 말고 마우스 커서나 게임 그래픽의 일부가 깨져서 제대로 표기가 안되는, 흔히들 알고 있는 그래픽카드 죽음의 전조현상은 몇번 겪었었지만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훨씬 많아서 상관없으려니 했었다. 그게 결국 이 사단이 난 것.

3년이나 지난 그래픽카드지만 단종된 모델인데다 수리 맡기기도 그렇고 해서 결국 하나 구매하게 되었다. 선택한 것은 GTX 650Ti Boost(GDDR5 2GB). 구매 전에 찾아본 벤치마크 수치 상으론 GTX460에 비해 약 1.5배 정도 좋은 녀석이었고, 전력소모도 전에 사용하던 GTX460에 비해 아주 적은 편이었다. 인터넷발 정보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대략 50~70와트 정도 덜 먹는다는데, 직접 두 그래픽카드를 정확하게 비교해 본 것은 아니니 그냥 전력소모가 적다는 정도만 알고 구매했다.

사실 전력소모가 적은 모델을 구입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선 나는 컴퓨터를 꽤 오래 쓰기 때문에 파워를 500W 이상 필요로 하는 시스템은 원하지 않는다. 또 최근 하고 있는 게임들 중에 전력잡아먹는 괴물인 GTX760 같은 고급 그래픽카드가 반드시 필요한 게임은 없었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구매하게 된 GTX 650Ti Boost

용산 선인상가에 가서 구매한 후 열어보니 듀얼팬이었는데, 솔직히 처음엔 식겁했다. 나는 컴퓨터의 소음을 엄청나게 싫어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소음의 발생원인을 없애버리려고 한다. 일단 내 컴퓨터 케이스에 붙어있는 시스템 팬 두개 중에 하나는 아예 선을 빼버렸고 그나마 남은 하나도 녹투아 팬으로 교체했으며 파워팬도 AS를 포기하고 팬을 바꿔달았다. 팬음을 잡고 보니 7200RPM의 하드디스크에서 나는 모터음이 신경쓰여서 죄다 2.5인치 하드로 바꿔버릴까 하는 생각까지도 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소음에 민감한 본인이라, 컴퓨터 내에 팬의 개수가 늘어나는 것은 솔직히 싫었다.

기대반 걱정반으로 돌려본 새 그래픽카드는 어랍쇼, 의도치 않았던 지출치고는 아주 좋은 결과를 내주었다. 엘더스크롤 V : 스카이림을 2~3시간동안 연속해서 구동해도 컴퓨터에서 열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기존에 GTX460을 쓸 때에는 컴퓨터 위를 만져보면 뜨거운 기운이 올라왔다) 팬음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 3시간 내내 팬은 약 1300(±50)RPM 정도를 유지했다. 듀얼팬이라 소음을 걱정했는데, 그게 아니라 듀얼팬이기 때문에 적은 RPM 으로도 충분한 풍량이 확보되어서 그런 듯 싶다. 쿨링 성능도 훨씬 좋았다. 80도까지 올라가던 GPU 온도는 대략 5~60도에서 머물렀다.

GTX 650Ti Boost로 구동한 엘더스크롤 V : 스카이림. 거의 최상옵션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정숙한 게임이 가능했다.

성능도 GTX460보다 훨씬 좋아서, NVIDEA Geforce Experience로 최적화 했을 때 중간옵션 정도였던 GTX460과는 달리 비등방성 필터와 같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옵션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부 최상옵션이었다. 프레임을 측정해 보진 않았는데 특별히 프레임드랍이 있다거나 하지도 않았다.

옵션을 조금만 올려도 비명을 지르던 그래픽카드 때문에 스카이림을 제대로 하지 못했었는데, 비의도적이고 갑작스러운 지출치고는 만족도가 아주 높았다. 다음 버전인 750Ti가 조만간 나올 것 같은 느낌인데 이정도 그래픽카드라면 2년 정도는 너끈히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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