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8

Plex가 Video Station보다 낫다 #2 : 모바일

지난번에는 우선 서버가 제공하는 UI의 장단점을 비교해보며 Plex가 Video Station보다 나은 이유를 조목조목 따져보았다. 이번에는 모바일 환경에서 Plex와 Video Station이 제공하는 사용자 경험을 위주로 비교해보고자 한다. 본인의 주관에 입각한 내용들이므로 읽을 때 어느정도 걸러서 읽기를 바란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UI와 UX 모두에서 Plex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사실 이건 Video Station가 더 좋네 안 좋네를 따지기 이전에, Synology의 안드로이드 앱 개발능력의 문제인것 같다. 비단 Video Station 뿐만 아니라 타 앱들도 UI 측면에서 그렇게 미려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다. 아직도 Android 4.0시절의 Holo의 향기가 느껴지는 UI라니, 안드로이드 개발팀은 뭔가 좀 쇄신을 할 필요가 있다. 액션바 하나 Material UI로 바꿨다고 되는게 아닌데. (iOS와 윈도우폰 쪽은 그래도 좀 낫더라…)

반면 Plex의 경우는 Material UI의 기본은 지키면서도 Plex만의 UI 느낌을 충분히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Plex UI가 100% 마음에 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리모콘 UI라던가, 드랍다운 메뉴의 스타일이라던가, 몇군데 마음에 안드는 곳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Video Station보다는 훨씬 더 고급스럽고 미려하며 통일감을 준다.

사실 DS Video 앱조차 Plex를 따라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예전과 비교해봤을때 확연히 드러난다. 특히 영화 정보를 눌렀을때 나오는 UI는 그 이전과 비교해보았을때 너무 Plex스럽게 바뀌었다. 따라한건지, 영감을 얻어서 그렇게 만든건지… 아무튼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Video Station이 Plex보다 압도적으로 낫다, 라고 볼만한 점은 DS Video 앱은 무료라는 거 하나 정도? (근데 이것도 사실 Synology NAS 장비값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Plex는 Plex Pass 구독자가 아니라면 한번 인앱구매를 필요로 한다. 4.99달러를 결제해야 앱의 모든 기능이 언락되고 시간제한없이 제대로 스트리밍을 즐길 수 있다. 굳이 단점으로 꼽는다면 이거 하나 정도 있겠다.

모바일 스트리밍에 관하여

Plex든 Video Station든, 둘다 미디어 서버로써 제공하는 가장 첫번째 최중요 기능은 스트리밍이다. Plex는 자체적으로 플레이어를 제공하고 있고, Video Station은 외부 플레이어를 사용해 스트리밍을 한다. 사실 이 부분에서는 우열을 가린다고 해야하나, 조금 비교하기가 힘들다. Video Station의 경우 재생기로서 MX Player를 추천하고 있는데, MX Player의 “재생기"로서의 측면만 보면 당연히 Plex보다 낫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걸 Video Station의 장점이라고 본다? 조금 초점이 어긋난것 같은 느낌이다.

MX Player와 연동된 DSVideo 재생장면
Plex for Android의 자체 플레이어

Plex for Android의 문제점이라면 자막 지원이 애매하다는 것 정도겠다. 본인은 SMI 자막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국내사정상 어쩔수 없이 쓰게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 SMI 자막을 모바일에서 보려면 반드시 트랜스코딩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SRT는 트랜스코딩 없이도 앱 자체에서 자막을 자체 지원하지만 Plex 앱에서 직접 보여주는 자막의 질이 그렇게 좋지 않다. 자막을 직접 표시하면 색깔 정보가 있을 경우 글자 테두리가 표기되지 않고 복잡한 색깔은 제대로 표기되지 않는 등 문제가 많다. MX Player를 재생기로 사용하는 DSVideo의 경우에야 MX Player의 뛰어난 자막 재현 덕분에 좀 혜택을 보는 면이 있지만.

Plex for Android의 자막표시 - 자막 직접표시
Plex for Android의 자막표시 - 자막 트랜스코딩 (영상에 입히기)

PC 및 TV용으로 사용되는 Plex Home Theater나 Plex Media Player의 경우는 괜찮은 자막 품질을 보여주고 SMI도 잘 지원된다. 하지만 모바일에서는 제대로 자막이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트랜스코딩 없이 직접재생하기에 아직은 조금 문제가 있다.

아, 물론 트랜스코딩을 해도 서버에 과부하가 많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 서버의 성능이 좋다면 이건 아무 문제도 아니거니와 ASS/SSA 자막을 완벽 지원하기때문에 오히려 장점이 될수도 있는 부분이다.

모바일 동기화에 관하여

사실 이 기능이야말로 Plex의 모바일 관련 기능 중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코어한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유료기능이긴 하지만 본인에게는 이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기능이 되었다. 사실상 이 비교 리뷰를 시작한 계기이기도 하며, 본인이 주위 사람들에게 Plex를 추천할때 가장 먼저 언급하는 기능이기도 하다.

기존의 모바일 동기화를 지원하는 미디어 서버들은 그냥 단순히 서버에 있는 영상을 다운로드하게 하는 정도에 그친다. 이건 Video Station도 마찬가지다. Emby도 예전엔 그랬던거 같은데 최근버전은 안써봐서 모르겠다. 그러나 Plex의 경우는 좀 다르다. 몇가지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1. 동기화 파일이 저장되는 위치와 최대로 차지하는 용량 설정
  2. 동기화될 파일의 화질 설정
  3. 미시청 파일만 동기화

이 중에서도 3번이 가장 킬러 기능이지만 우선 첫번째 기능부터 차근차근 얘기해나가고자 한다.

동기화 파일이 저장되는 위치와 최대로 차지하는 용량 설정

사실 저장되는 위치 선택하는 건 모든 앱이 가지고 있을법한 사항이므로 이걸 장점이라고 내세우긴 그렇다. 하지만 그것 외에 Plex가 최대로 갖고있을 수 있는 휴대폰 내 용량을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Video Station이나 여타 미디어 서버의 경우 휴대폰에 영상을 다운로드할 경우 그냥 휴대폰에 영상이 저장될 수 있는 용량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정도만 체크한다. 사실 이건 대부분의 앱이 다 그럴 것이다. 하지만 Plex는 그 외에도 앱 자체가 최대로 들고 있을 수 있는 용량이 어느정도인지 체크함으로써 영상파일로 인한 용량부족을 겪을 위험을 최소화한다.

동기화될 파일의 화질 설정

이것도 Video Station과는 큰 차이점이다. Video Station 안드로이드 앱에서 제공해주는 기능은 “다운로드” 뿐이다. 하지만 Plex는 폰에 영상을 내려받기 전에 화질을 설정해줄 수 있다. 이 기능을 본인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미디어 호더들은 영화건 드라마건 무조건 720P 1080P의 고화질 영상들만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아무리 MicroSD 카드가 발달하고 휴대폰 용량이 늘어나도 몇십기가짜리 초고화질 60프레임 영화는 버틸 재간이 아직은 없는 것이다. 휴대폰에 맞는 코덱으로, 자막을 입혀서, 알맞는 용량으로 인코딩한 후 자동으로 휴대폰에 동기화 시키는 이 기능, 어찌보면 유료로 제공하는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미시청 파일만 동기화

모바일을 위한 Plex의 기능중 최강이자, 아직까지 다른 어떤 미디어 서버도 제공하고 있지 않은 최고의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이름만 들으면 “이게 왜?” 싶지만 이 미시청 파일만 동기화 하는 것의 진짜 가치는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을 볼 때 드러난다.

**이 것을 활성화 하면 아직 시청하지 않은 다음 회차의 영상을 미리 인코딩 해놨다가 휴대폰에 바로 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저A가 출퇴근 시간에 보기 위해 전날 드라마를 휴대폰에 동기화하도록 설정했다고 가정하자. 미시청 파일만 동기화 하는 옵션을 걸고, 최대 3개의 에피소드만 휴대폰에 저장되도록 설정하였다. 다음날 일어나면 1화부터 3화까지 휴대폰에 저장이 되어있을 것이다. 출근하면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와이파이도 없이, 데이터도 소모하지 않으면서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다.

기기내 동기화 되었을때 Plex 재생상황. Direct Play (Synced)라고 뜨며 인터넷 연결은 오로지 재생시간 업데이트 정도에만 사용된다.

유저A가 출근하면서 3화를 다 봤다고 하자. 회사에 도착해 휴대폰을 와이파이에 연결해둔다. 그런데 Plex는 이미 유저의 시청상태 정보를 미리 파악해두고 있었다. 지하철에서 1화를 끝까지 다 본 순간, Plex는 4화의 인코딩을 시작한 상태일 것이다. 2화를 다 보자 5화의 인코딩을 시작했고, 3화를 다 보자 6화의 인코딩을 시작한다. 서버의 성능이 좋다면 이 시점에 이미 5화까지는 인코딩이 끝났을 것이다. 와이파이가 연결되자, Plex는 휴대폰의 알림창에 동기화를 시작한다고 안내를 표시한다. 동기화 되어있던 이미 다 시청한 1화부터 3화까지의 드라마를 삭제하고, 미리 인코딩해둔 4화를 다운로드 받기 시작한다. 그렇게 6화까지 자동으로 다운로드가 완료되자 Plex는 다시 알림창에서 사라진다. 퇴근시간에 유저A가 휴대폰을 다시 집어들고 Plex를 켜면, 다음의 4화부터 6화까지 자동으로 휴대폰에 받아져 있는 것이다.

더욱더 멋진 것은, 해당 드라마가 방영중일 때라고 생각한다. 퇴근길에 6화까지 다 본 유저A는 오늘 저녁에 방영된 7화의 드라마를 Plex에 추가했다. 해당 드라마는 아직 유저A의 휴대폰에 동기화 설정이 되어있었기에, Plex는 최신 방영화가 추가되자마자 바로 인코딩을 시작한다. 다음날, 유저A는 아무 설정도 따로 한 것이 없지만 그의 휴대폰에는 새로나온 7화가 받아져있을 것이고 출근이 심심하진 않을 것이다.

이 기능 하나때문에 본인은 Plex Pass를 구매했다. 이 모바일 동기화 기능 하나가 미디어 시청 생활을 완전히 바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본다.

단점은 없나?

세상만사 단점없는 건 없다고, Plex의 이 대단한 모바일 동기화 기능에도 단점은 있다. 동기화를 할 때, 영상의 자막과 음성을 선택할 수가 없는 것이다. Plex에서 설정해둔 기본값이 우선되며, 영상 정보창에서 따로 자막을 선택해두거나 했으면 그 값이 우선된다. 즉 동기화할 대상이 듀얼 오디오 (2 Audio) 영상이거나 영어/한글 자막이 같이 들어가 있을 경우, 어떤 음성이 선택될지 혹은 어떤 자막이 설정될지를 동기화 설정 시점에 설정해 둘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본인의 경우 듀얼오디오 영상 몇개를 제외하면 보통 한글자막에 원어 음성으로만 영상을 즐기는 편이다. 가끔 일본 애니메이션이 설정을 잘못해서 영어 음성으로 나오는게 문제긴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대해 절대적으로 편리하기 때문에 이정도는 묵인하고 사용한다.

Plex Pass는 돈값을 한다

이러한 기능들이 유료라서 사용하지 않겠다, 라고 하는 분들을 몇번 본적이 있다. 네이버의 미디어 관련 카페라던가 혹은 구글에서 검색해보다 나오는 몇몇 커뮤니티들에서는 뭐 이런 기능 안쓸거 같다면서 Video Station으로 돌아서는 분들을 많이 봤다. 이건 Plex의 공식 홈페이지가 영어만 지원하고 한글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기능에 대해서 제대로된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블로그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해두신 분을 본적이 한번도 없는데, 이런걸로 봐선 아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쓴 글이 인터넷에 얼마나 검색될지는 모르겠지만, 제대로된 Plex Pass 사용기를 남겨 Plex Pass의 구독을 망설이는 분들이나 Plex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그 많은 Plex Pass 기능 중에 이 단 하나만 해도 벌써 얼마나 유용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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